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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괄임금제, 제대로 알고 똑똑하게 대비하기

안녕하세요.
노무법인 숲, 안서희 노무사입니다.
월급 명세서를 받아보셨을 때, 내 급여가 단순히 기본급만으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등의‘법정수당’이 함께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있으실 겁니다. 이럴 때 “이게 혹시 포괄임금제인가?, “고정OT수당과 동일한 것인가?” 하고 헷갈리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실제로 이 개념들은 실무에서 자주 혼동되는 부분이기도 하고, 최근에는 이재명 대통령이 후보 시절 근로시간 단축과 임금 투명성 강화를 위한 포괄임금제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사회적으로도 큰 관심을 받기도 했습니다. 오늘은 포괄임금제의 정확한 개념과 함께, 이를 둘러싼 주요 쟁점들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기본 개념 및 정의

근로자는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임금을 지급 받는데, 우리 근로기준법은 근로시간에 따른 임금 지급을 원칙적인 모습으로 상정하고 있습니다.
즉,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함에 있어 근로자의 기본 임금을 사전에 정하고 이를 기초로 근로자가 실제로 근로한 근로시간에 따라 연장·야간·휴일근로 시간을 측정하여 이에 상응하는 가산 수당 등을 지급해야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대법원 2010.5.13. 선고 2008다6052 판결).
이와 같이 임금 계산 방법은 원칙적으로 근로시간 수의 산정을 전제로 하는 것이지만, 예외적으로 감시 단속적 근로자 등과 같이 근로 형태, 업무 성질 등을 고려할 때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 활용하는 방식이 바로 포괄임금제인데요.
포괄임금제는 ① 기본 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연장·야간·휴일근로에 대한 법정수당까지 포함된 금액을 월급여액이나 일당 금액으로 정하거나, ② 기본 임금을 산정한 후 법정 제 수당을 구분하지 않은 채 일정액을 법정 제 수당으로 정하여 이를 실제로 근로자가 제공한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지급하기로 하는 약정을 통한 임금 지급 계약을 말합니다.

2. 포괄임금제의 성립(당사자 의사 합치)

① 명시적 성립
포괄임금제는 결국 임금 지급 ‘계약’이기 때문에 그 계약을 둘러싼 당사자의 의사의 합치로 성립합니다.
이는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일정 금액을 지급하기로 하는 약정을 체결하는 데 있어 당사자의 의사가 중요하다는 것이고, 그 포괄임금제 성립에 관한 의사의 합치가 명시적으로 드러난다면 포괄임금제는 성립하게 됩니다.
② 묵시적 성립
한편 판례는 포괄임금제에 관한 명시적 의사 합치가 불명확한 경우에도 묵시적 의사에 의한 포괄임금제 성립도 인정하고 있는데요.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및 근로계약서에 포괄임금이라는 취지를 명시하지 않았음에도 묵시적 합의에 의한 포괄임금약정이 성립하였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근로 형태의 특수성으로 인하여 실제 근로시간을 정확하게 산정하는 것이 곤란하거나 일정한 연장·야간·휴일근로가 예상되는 경우 등 실질적인 필요성이 인정될 뿐 아니라, 근로시간, 정하여진 임금의 형태나 수준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그 정액의 월급여액이나 일당임금 외에 추가로 어떠한 수당도 지급하지 않기로 하거나 특정한 수당을 지급하지 않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고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경우이어야 합니다.(대법원 2016.10.13. 선고 2016도1060 판결 등 참조)
이러한 점들을 고려했을 때 근로 형태나 업무의 성격상 연장·야간·휴일근로가 당연히 예상되는 경우라도 기본급과는 별도로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등을 세부 항목으로 나누어 지급하도록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급여규정 등에 명백히 규정되어 있는 경우에는 포괄임금제에 관한 약정이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성립되었다고 볼 수 없습니다(대법원 2009. 12. 10. 선고 2008다57852 판결 등 참조).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등을 세부 항목으로 나누어 지급한다면, 포괄임금제에 관한 당사자의 합의가 있었다고 섣불리 단정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3. 포괄임금제의 유효요건

①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울 것
감시·단속적 근로 등과 같이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경우가 아니라면 근기법 상의 근로시간에 관한 규정을 적용할 수 없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포괄임금제 방식의 임금 지급 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근로기준법이 정하는 근로시간에 관한 규제를 위반하는 이상 허용될 수 없다고 판단하여(2010.5.13. 선고 2008다6052판결) 근로시간 산정이 어렵다는 것이 그 유효성 판단에 주요 쟁점이 되었습니다.
실제로 예술직업 학과 교수들이 지문인식기나 출퇴근 카드를 사용하여 근로시간 산정이 어렵지 않다고 본다거나(1997.4.25. 선고 대법원 95다4056), 주간/야간 3교대 근로를 하여 출퇴근 시간이 정해져 있다면 근로시간 산정이 어렵지 않아 포괄임금제가 유효하지 않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2016.9.8. 선고 대법원 2014도8873)
② 제반사정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정당할 것
나아가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운 경우여야 할 뿐만 아니라 최저임금 위반 여부 등을 고려하여 제반사정에 비추어 포괄임금 약정이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여러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된다면 유효하다고 보았습니다(2024.12.26. 대법 2020다300299).

4. 포괄임금제의 효과

① 유효한 경우
유효한 포괄 임금 지급계약이 성립했다면 당사자의 의사대로 효력이 발생합니다.
즉 실제 근로시간과 무관하게 포괄 임금 계약에 포함되어 있는 법정수당(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등)의 추가 청구가 불가능합니다.
② 무효인 경우
반면 실근로시간의 측정이 어렵지 않음에도 포괄임금제 계약을 체결하는 등 유효요건 결여로 포괄 임금 계약이 무효인 경우 실근로시간과 무관하게 지급하는 계약이 무효가 되므로, 근로기준법에 의한 원칙으로 돌아가 근로시간을 산정하여 임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따라서 실제 근로시간의 산정 결과 포괄 임금으로 지급되는 액수에 미달하는 부분이 있다면 그 미달하는 법정수당을 추가로 지급할 의무가 있습니다(2010.5.13. 대법원 2008다6052판결 등).
여기서 주의할 점은 포괄 임금에 포함되어 지급되고 있는 법정수당까지 무효가 되어 지급되지 않는 것으로 보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5. 현장에서의 오해, 포괄임금제 VS 고정OT

실무상에서는 고정OT 제도를 활용하는 경우도 많은데요.
고정OT가 법정 제수당을 일정액으로 지급하기로 한 계약이라면 포괄임금제와 동일한 개념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고정OT제도는 근로계약으로 연장근로 등 초과근로 실시에 관한 사항을 미리 합의한 후, 사전에 합의된 초과 근로시간에 관하여 법정 제수당을 지급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포괄임금제와는 다르게 근로시간을 산정하고 그에 맞는 임금을 지급하는 것을 전제로, 기본급 외 법정수당 전부 또는 일부를 수당별 정액으로 지급하기로 하는 계약을 말하는 것입니다.
대법원 1995.2.10. 선고 94다19228 판결
근로기준법 제42조 제1항의 규정은 8시간 근로제에 따른 기준 근로시간을 정하면서 아울러 그 예외의 하나로 당사자 간의 합의에 의한 연장근로(시간외근로)를 허용하고 있는바, 여기서 당사자 간의 합의라 함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와 근로자와의 개별적 합의를 의미한다’ 할 것이고, 이와 같은 개별 근로자와의 연장근로에 관한 합의는 연장근로를 할 때마다 그때그때 할 필요는 없고 근로계약 등으로 미리 이를 약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6. 결론

오늘 말씀드린 내용을 요약하자면 아래의 표와 같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포괄임금제 개혁을 예고하면서, 근로기준법에 포괄임금제 금지 명문화하는 대선 공약을 내건 바 있습니다. 이후 정부는‘실노동시간 단축 로드맵 추진단’을 발족하여, 주 4.5일제 도입, 근로시간 유연화, 임금체계 개편 등과 더불어 포괄임금제와 같이 근로시간 증가 요인으로 지적되는 제도 전반에 대한 개선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을 고려할 때, 포괄임금제는 단순히 임금체계의 편의적 운영방식이 아니라, 근로시간 단축 기조와 노동시장 구조 개혁 과정에서 중점적으로 개선될 수 있는 제도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큽니다. 특히, 근로시간 산정이 충분히 가능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포괄임금제를 남용하는 관행은 향후 법·제도적 규제 강화와 함께 빠르게 사라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기업 입장에서는 포괄임금제나 고정OT 제도의 운영 실태를 점검하고, 실제 근로시간 산정 체계와 임금지급 방식이 근로기준법에 부합하는지 재정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앞으로 포괄임금제를 둘러싼 사회적 논의는 임금의 투명성 강화, 장시간 근로문화 개선, 일·생활 균형 확립이라는 큰 흐름 속에서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 결국, 포괄임금제는 근로시간 관리 투명성 확보라는 시대적 요구 앞에서 점차 변화할 것으로 보이며 기업은 이러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비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도 유익한 정보 되셨길 바랍니다 :)
감사합니다.